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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페미니스트 경제학의 10가지 테제(1) 등록일 2021.08.05 22:30
글쓴이 운영자 조회 467
베로니카 가고(Veronica Gago)와 루치 카바렐로(Luci Cavarello)는 페미니즘과 자본주의 비판을 접합하는 '페미니스트 경제학 10테제'를 제안합니다.
사과나무가 이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이들의 입장은 남미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입장에서 신자유주의 및 세계 금융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나름의 관점을 제시하는 이들의 테제는 새로운 관점에서 현 정세를 바라볼 수 있는 대안적 시선에 대해 고찰한다는 점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과나무 웹진에서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페미니스트 경제학의 10가지 테제 - 베로니카 가고, 루치 카바렐로

 

시카고 보이들(Chicago Boys)을 두려움에 떨게 하라. 페미니즘 운동이여 영원하라.” (칠레 가톨릭 대학교의 낙서, 2018)

 

우리는, 투쟁 중인 신체들과 영토들에 뿌리를 두고, 노동과 착취, 공동적이고 여성화된 행동 및 저항양식들, 대중적(popular) 혁신을 재정의할 능력을 가진 페미니스트 경제학에 관심을 두고 있다. 우리는, 2016년 이래로 우리가 대규모의 급진적, 초국가적인 운동이라고 규정한 바 있는 흐름에 큰 동력이 되어온 페미니스트 파업 조직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있다. 우리가 여기 요약한 테제들은, 정치경제학 비판으로서 경제학에 대한 확장되고 발본적인 전망을 가공하기 위해서 또 지속적인 대화와 교환을 조직하기 위해서, 바로 이 파업의 역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는 개념적 역능[potencia]이 이 운동의 강점과 연결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장기적인 정치과정으로서 파업이라는 관점에서 구체적 논쟁을 개시한다. 이는 동시에 탈영유에 대한 저항, 업무 불복종, 금융 거역에 토대를 두고 있는 어떤 관점을 생산한다.

 

여성, 레즈비언, 트랜스 인들, 트라베스티스(travestis)의 국제파업은 페미니즘의 영역 안에서 노동의 이질성의 지도(map)에 대한 토론을 가능하고 하게, 또 이 이질성이 드러나도록 만든다. 다양한 페미니즘들이, -자원착취적 수탈에 맞선 투쟁과 위태로운 이민 노동, 위태로운 노동, 이웃 및 가사노동, 공동체 노동으로부터 출발해서, 우리가 투쟁 중의 영토·육체라고 칭한 현 구성[정세]이 제시하는 도전에 부응하는 투쟁방법을 각자의 관점에서 고안하고 있다. 또한 이 운동은 새로운 방식으로 노동조합의 동역학뿐만 아니라, 임금노동을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을 생산한다. 페미니스트 파업은 또한 다른 문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데, 그것은 바로 현재 금융이 자본의 패권적 지배 형태를 표현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파업하고 금융에 반한 태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묻든 것이다. 금융요소를 더함으로써, 우리는 부채의 흐름과 착취의 회로를 최대로 역동적이고, 다양하고, ‘비가시적형태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된다. 부채가 어떻게 가정 경제, 비임금 경제, 역사적으로 비생산적으로 간주된 경제로부터 가치를 추출하는지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금융 장치를 진정한 삶의 생산의 식민지화 기제(mechanism)로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바로 그곳에서부터 출발해서, 우리는 이 기제와 오늘날의 자본주의 가치화(valorization)를 특징짓는 착취 및 추출 논리와 연결 고리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테제 1. 착취와 차이

 

페미니스트 경제학은 우리로 하여금 자본주의에서 나타나는 여성과 여성화된 육체에 대한 특유한[종별적] 착취 형태를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그리고 그러한 형태를 이해하기 위해서, 이 경제학은 노동의 성분할에서 욕망의 억압양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포함해서 경제 개념을 확장한다. 이 경제학의 첫 번째 목표는 여성, 레즈비언, 성전환자, 트라베스티스에 대한 착취의 차이를 지각하고, 개념화하고 측정하는 것이다.

이는 여성과 여성화된 육체를 지닌 이들이 수행하는 활동을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것과 관련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페미니스트 경제학의 두 번째 목표에서 기인하는 것인데, 페미니스트 경제학은 일종의 정치경제학비판으로 경쟁적인 신자유주의 세계 안에서 어떤 몫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자본주의, 식민지, 가부장제 질서에 거역하고 그것들을 전복하고 전화하려 한다. 바로 이러한 맥락 속에서 오늘날 착취의 미분적 특징이 이행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이와 같은 미분점이 시작되는 곳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재생산의 문제이다.

 

페미니스트 경제학은 자본축적이 조직되는 방식에 대한 분석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집합적 삶의 재생산이 어떻게 조직되고 보장되는지에 대한 분석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사회재생산의 동역학이 자본의 1차적 가능성의 조건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자본은 이를 비가시적으로 만들고 그 가치를 폄하하고 착취한다. 페미니스트 경제학이 조명하는 문제는 재생산을 숨기는 것이 어떠한 이유로 자본주의적 관점의 가치화의 핵심과정이 되는지 설명하는 것이다.

 

실비아 페데리치(Silvia Federici)의 저작은 마르크스 저작의 재독해 및 1970년대 이래 가사노동에 맞선, 다시 말해, 가사노동의 의무적 성격과 무임금 노동에 맞선 여성의 투쟁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적 경험을 근거로 근본적인 좌표를 정립하였다. 또한 1970년대에 안젤라 데이비스는 주부형상의 보편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그들의 가정에 갇혀 있는 이 여성들은 여성성 모델을 보편화하면서 몇몇 여성들의 지위만을 설명할 뿐이었다. 데이비스가 묘사하듯이 노동시장에서 흑인 여성의 경험은 식민지 시대에 여성들이 전문 노동자로서 성격을 박탈당한 후 (가정에 토대를 둔 경제, 하지만 그것으로 축소될 수 없는 경제) 가사노동이 취해온 굴종적 성격을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는 재생산의 독해와 역사적으로 관련된 식민지적 성격을 강조하는 다양한 연구들이 있다. 그 중 몇 가지만을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관점이 라틴 아메리카에서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착취하는 경제, 특히 여성의 신체를 매개로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착취하는 경제와 결합하고자 하는 특별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마킬라도라(maquiladora)가 그러한 분석이 선호하고, 탐험하고자 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Monáarrez 30).

 

이러한 관점들은 페미니스트 투쟁의 확장과 국제화를 위해 전략적으로 되어가고 있는 논쟁의 영역에서 오늘날 다시 한 번 토론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귀일라(Raquel Gutiéerrez Aguilar 34)공통(the common)을 위한 투쟁을 통해 삶의 재생산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아르디니와 시모네(Federica Giardini and Anna Simone 5)는 재생산 패러다임지배와 착취를 함께 분석하기 위한 틀로 개념화한다. ‘표류하는 프레카리아트(Precarias a la Deriva Collective)’ 모임은 이 토론의 전선에 자리하고 있으며, 베가와 말로(Cristina Vega and Marta Malo 32)는 현재 이러한 고찰을 지속하면서 세계돌봄망(global care chains)과 관련하여 재생산 개념을 탐구하고 있다.

 

 

테제 2 - 기원으로서 위기: 가정을 넘어선 재생산

 

현재의 위기로 인해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게 된 재생산 문제가 정치화되면서 [새롭게] 출현한 재생산 양식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을 제출하고자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이러한 [재생산] 노동들이 확장된 사회영역으로 퍼지게 되었으며, 화폐 가치나 영토적 권위로 인정받기를 거부하는 여성화된 지도(leadership) 형태로 체현된, 새로운 사회적 지위를 성취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하나의 짧은 계보학을 마주하게 된다. 2001년에 터진 아르헨티나의 위기에서, 근본적인 행동(gesture)을 취한 것은 바로 여성들이다.

그들은, 실업으로 인해 초래된 황폐화에 맞서, 집합적이고 공동체주의적인 형태로, 삶의 재생산을 위한 공간을 창출해야 할 책임을 떠맡았다. 위기로 인한 좌절을 더욱 더 크게 느낀 것은 바로 집의 가장으로 자리를 거부당한 남성들이었다. 알콜 중독과 우울증은 갑자기 일자리를 잃은 많은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반복되는 이미지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업자들의 운동은 두 가지 결정적인 사항을 함의한다. 한편으로, [노동 및 삶의] 재생산은 가정의 울타리를 깨고 이웃으로 확장되었다. 봉쇄에 필요한 기반구조(infrastructure)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이러한 재생산 작업이었으며, 이는 공간적으로 (피켓)시위의 자리를 공장의 정문에서 교통/소통(communication)의 경로 위로 바꾸어 놓았다. 다른 한편, 이러한 운동들은, 자원, 경험, 실업자들을 배제의 범주로 비판하기를 거부해야 한다는 요구을 조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공동체 가치(삶의 재생산 영역을 바탕으로 한 가치의 생산)를 창출하면서, 이러한 재생산 과정의 정치적 특징을 증명했다. 이러한 몸짓과 함께 그들은, ‘사적영역으로 간주되던, 가정의 재생산이라는 [관습에] 도전하고, 이 영역을 새로운 사회적 공장으로 []출범시키고자 했다.

 

삶의 재생산은 공적 기반구조의 약탈을 비판하는 동시에, 해결하고, 대체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늘날, 의료서비스에서 도시화, 전기 서비스에서 교육, 보안에서 음식에 이르기까지, ‘기본적이라고 불리는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지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동의 기반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바로 대중경제(popular economies)이다. 이러한 대중 경제들 사이에서 남성 부양 가장의 거절을 관리하고 이와 협상하는 눈에 띄게 다양한 형태가 출현했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대중 경제에서 여성화된 지도부는 재생산 작업과 관련해 새로운 사회적 지위를 촉진했으며, 이는 이 영역에서 다른 권위의 원리들이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테제 3 - 임금에서 보조금으로: 임금 가부장제의 위기

 

가정의 울타리 해체로 이해되는 이 같은 사회적 재생산의 정치화 속에서, 우리는 임금에서 보조금으로의 이행이라는 근본적인 계열변화를 지적해야만 한다.

아르헨티나에서 사회보장제도의 대중화는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차원에서 실행되었는데, 이는 그에 상응하는 노동 요건을 협상할 수 있었던 사회운동의 힘으로 얻어낸 것이었다. 이는 임금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임금을 주요 소득원으로 삼지 않으면서 번영을 성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위기와 함께 출현한 것은 바로 이러한 현실이다. 다시 말해, 프롤레타리아적 미시경제로의 새로운 이행을 체계화하면서, 대중경제와 함께 안정화가 이루어졌다(Gago, 98).” 이러한 경제는 카토네로(cartoneros/골판지·쓰레기 수집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 시장상인, 돌봄 노동자, 공중보건 진료원, 청소부, 중소 농업 생산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물질적 구성은, 대중적이고 공동체주의적인 것이 국가를 넘어서지만 그 힘을 과소평가하지 않은 정치적인 동학으로서 출현할 수 있는 지평을 개방한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대중 경제는 임금 가부장제의 위기를 볼 수 있는 특권적인 렌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가부장제의 종식을 함의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 경제가 가부장제를 구조화하는 특정한 형태가 해체를 초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금에서 보조금으로의 이행은 1990년대 신자유주의 정치 이후 나타난 거대한 현실을 표현한다. 시장 중심적인 개혁 정책은 임금을 받는 직업의 체계적인 감소와 일반화된 궁핍화(위태화/precarization)라는 효과를 낳았다. 남성 권위의 해체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요소인데, 가정 안팎에서 남성 권력의 객관적인 척도로서 임금의 상실은 남성권위의 해체를 낳았고(정확히 이는 공간적-시간적 경계를 규정하는 것이다), 또 남성가장이라는 형상의 쇠퇴를 초래했다.

 

가족 안에서 종속관계를 구조화하는 가부장의 형상이 위기를 맞자, 특히 가정 안에서, 그 적합성을 확인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과도한폭력의 형태로 나타났다. 바로 여기서 (가정폭력의 가장 극단적인 표현인 여성살해의 증가와 함께) ‘가정폭력과 착취형태의 재구조화의 내재적 관계가 탄생한다(Gago 105).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임금은 재생산수단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임금의 몰락은 남성 권위의 척도를 형성하고, 가정에서 성차별적 폭력은 매우 과도해지기시작했다. 남성성은 임금이 그들에게 부여하는 가치에 의해 더 이상 봉쇄될 수 없었고, 이제 남성들은 다른 방식으로 그들의 권위를 확인해야 했다. 페데리치(2018)임금가부장제개념과 통합하며 주장했듯이, 실업, 궁핍화(위태화/precarization), 그리고 더욱 거칠어지는 착취의 조건들이 이러한 상황을 만들었고, (비록 가정폭력이 항상 내적규율을 위한 합법적이고 잠재적인 요소이기는 했지만) 이제 가정폭력이 이전에는 임금에 의해 중재되고 측정되던 가부장적 지배를 구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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